처음 뿌연 효과(?)를 느낀건 악뮤의 낙화 뮤직비디오에서 였다. 다소 몽환적이고 몽롱한 분위기. 마치 지저분한 손으로 안경을 만진 후 세상을 보는 느낌이었다. 2021년 전후 영상물들에 많이 보인다. 비슷한 시기의 아이유 뮤직비디오에서도 보이는 이 효과는 뭘까. 후보정으로 따라할 수 있는 효과일까? 친한 동생에게 물어봤다.
A. 그거 미스트필터일걸? 나도 갖고 싶었는데 같이 사자.
그렇게 미스트필터를 알게되었다.
산광필터. 날카로운 선이나 쨍한 느낌, 강한 명도(컨트라스트)를 줄여주는 용도로 사용된다. 다시 말해, 뿌연 꿈 속처럼 찍을 때 쓰면 좋다. 미스트필터, 디퓨전필터, 소프트필터, 포그필터 등 많은 종류가 있지만 효과는 비슷하다. 물론 위에 있는 모든 예시가 이 필터를 이용한 작품은 아닐 수 있다. 다만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이런 동화같은 세상을 보고싶다면 관심을 가져봐도 좋다.
이 필터를 사용하면 노출이 높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카메라의 측광에 영향을 주는게 아닐까. 미스트필터는 초점이 맞은 작은 광원 가장자리에 뿌연 효과를 만들어낸다. 많은 사람들이 밤에 가로등, 조명 등을 찍을 때 많이 사용하지만, 낮에 사용했을 때, 그 진가가 더 발휘되는 것 같다.
너무 과하게 또는 모든 사진과 영상촬영에 사용한다면 오히려 번잡하고 눈이 피곤할 수 있다. 필터가 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에 대비가 약하게 표현된다. 약한 대비는 스토리텔링 집중도를 다소 떨어뜨리고, 시청자에게 조금 더 강한 집중력을 요구한다. 강한 집중력은 곧 많은 피로도를 유발한다. 목적과 의도가 뚜렷하지 않다면 남용하는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미스트필터랑 ND필터를 동시에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게 무슨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노출이 튀는걸 ND로 잡겠다는 의도인데.. 사진에서 많이 사용되는 필터는 아닌 것 같다. 가끔 인스타그램에서 보이긴 하지만 눈에 띄진 않는다. 조금 더 사진에 활용하기 위해 연구해 볼 가치가 있는 필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