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작성자: Gyumpic_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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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에 다시 열광하는 사람들.

롤라이 35 AF

 

 2024년, 새로운 여름을 맞이한 사진가들 사이에선 묘한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바로 필름 카메라 시장의 부활에 관한 이야기다. 이번 포스팅의 주제는 다가오는 사진의 트렌드, "필름 카메라에 다시 열광하는 사람들"이다.

 

PENTAX Film Project Stroy #3

 

 카메라는 핀홀 시대를 시작으로 필름, 디지털의 순서로 진화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누군가는 기록용으로, 또 다른 누군가는 예술 도구로 사용됐던 "사진"은 이제 누구나 쉽게 찍을 수 있고, 특별한 기술 없이도 자신만의 감성을 표현하는 뛰어난 감정 표출의 수단이 됐다.

 

 시간의 조각을 획득할 수 있다는 매력적인 모습에 반한 사람들은 스스로를 사진가라 칭하며 카메라와 사진 기술을 발전시켰고, 디지털 시대에 다다르며 최신 기술이 접목된 카메라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디지털 사진이 주는 편리함과 깨끗한 화질은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동시에 불편하고 화질이 떨어지는 필름의 시대는 저물어가는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다시 필름 사진에 열광하고 있다. 과거 기술의 불편함. 배워야 하는 것이 많았던 시대의 유물. 예전에 비해 더 비싸진 유지비를 딪고 새로운 시대를 향하고 있다.

 

 그들는 어쩌면 "사진"이 말하고 있는 진짜 메시지를 어렴풋이 들었던 것이 아닐까?

 

 

필름 사진은 화질이 좋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필름 사진의 매력을 낮은 화질과 독특한 색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어느정도 사실이다. 독특한 색감은 다양한 필름이 가진 각자만의 특징이다. 어떤 필름을 사용했고, 어떤 방식으로 현상을 했는가에 따라 사진은 달라진다. 하물며 렌즈를 선택하는 방법까지 필름 사진엔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낮은 화질은 정답이 아니다. 만약 당신이 일회용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만 보았다면, 처음 선명한 필름 사진의 세계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마냥 부럽게 느껴진다.

2023년 12월에 출시한 코닥의 super 8

 

 

 사실 필름 사진은 화질이 매우 뛰어나다. 화질의 기준이 화소가 된 지금 시대에선 설득하기 어려운 의견이지만, 만약 당신이 필름으로 작업한 사진 전시회를 다녀온 경험이 있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사진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센서"와 "화소"다.

 

 디지털 카메라의 센서는 수 많은 픽셀이 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매우 세밀하게 뭉쳐있다. 하나의 픽셀을 1 화소라 칭하고, 이는 디지털 사진 시대에서 화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하지만 필름은 다르다. 픽셀이 존재하지 않을 뿐더러 눈 앞의 이미지를 기록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필름 사진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렌즈"와 "필름 선택 방법"이다.

 

 필름은 수 많은 할로겐화-은 입자가 무수히 흩뿌려진 모습을 하고 있다. 하나의 입자가 하나의 화소를 담당하지 않고, 그저 그 위치에 존재하며 빛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을 뿐이다. 즉, 확대를 하더라도 픽셀 단위로 보이는 것이 아닌 뭉개진 하나의 이미지로 비춰질 뿐이다.

 

 다시말해, 필름 사진은 렌즈와 필름을 적절히 선택하고, 완벽한 카메라 기술을 통해 촬영했다면 지금의 디지털 사진을 압도하는 엄청난 수준의 화질을 보여줄 수 있다.

 

이젠 더 이상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 없는 사람들.

 

 화소와 화질, 수 많은 편의 기능들. 사진을 찍는데 있어 편리한 최신 기능들에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한 사진가들은 카메라의 원리와 사진이 주는 본래의 즐거움을 향해 필름으로 눈길을 돌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욱 불편하고 어려운 사진 생활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후지필름 PRO-3

 

 후지필름의 PRO-3는 이런 사람들의 갈증을 해결해 준 독특한 카메라다. 그리고 새로운 사진 트렌드의 포문을 열었다. 후지필름의 카메라는 필름의 색감이 주는 메시지와 독특한 느낌을 디지털로 구현하고자 했다. 당시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 브랜드가 화소와 기술을 제시할 때, 후지필름은 감성과 메세지에 집중했다. 

 

 이것이 지금에 와선 어쩌면 새로운 시대의 선구자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사진가들은 화소와 화질, 뛰어난 기능에 지쳤고, "사진" 자체가 주는 즐거움과 메세지를 느끼고 싶어 필름으로 돌아가려는 것이 아닐까?

 

 사진이 주는 즐거움은 카메라를 사용했을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생활 하는 것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집중력의 차이가 크다는 말이다. 카메라를 직접 조작하여 한 장의 이미지를 만들어 낼 때 오는 집중력은 사진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다. 포커스를 직접 잡을 때, 셔터를 조작할 때, 다이얼을 돌릴 때 들려오는 소리와 진동은 사진을 찍는 나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다면 이러한 경험이 다소 부족할 수 있다. 보다 집중력 있는 사진을 원한다면 카메라 구입을 권장하는 이유다.

 

 지금의 디지털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자동으로 포커스를 잡는 훌륭한 AF, 어떤 환경에서든 든든하게 작동하는 글로벌 셔터, 최고의 광학 기술이 접목된 렌즈. 한 장의 사진을 만들기 위한 수 많은 기술들은 이제 카메라가 알아서 전부 도맡아 해결하고, 사진가는 사진의 구성에만 신경쓰면 된다.  게다가 후보정에서 AI기술을 활용해 원하는 이미지를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뭔가 결여돼있다

 

 사진을 찍는 즐거움과 의미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기 위해선 배워야 하는 것이 많다. 하물며 필름 사진을 모방했던 후지필름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할 때도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아마 많은 사진가들이 공감할 것이다.

 

 배워야 하는 것은 초점거리 별 렌즈의 느낌이나 셔터스피드, 조리개 등 노출 요소에 대한 기본적인 부분이 아닌 새로운 무언가다. 카메라 조작법이 능숙해질 무렵, 환경을 읽는 방법을 공부하게 되고, 구도와 구성의 차이를 이해하게 된다. 사진의 읽는 방향을 생각하게 되며, 색과 빛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느낄 수 있게 된다. 하물며 카메라를 잡는 방법까지 새롭게 익히게 된다.

 

 우리는 어느 순간 카메라의 스펙와 성능, 렌즈의 해상도 등 지금까지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됐다. 카메라는 그저 이미지를 남기는 수단일 뿐, 그 자체의 스펙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저 적당한 신뢰감만 있다면 충분하다. 

 

 우리는 왜 필름 카메라에 다시 열광하는가?

 필름 카메라는 사진이 주는 진정한 즐거움의 본질에 가깝다. 사진 찍을 계획을 세우는 과정, 사진을 찍는 과정, 고민하는 과정, 현상하는 과정, 인화하는 과정, 디지털로 변환하는 과정 등 한 장의 사진을 만들기 위한 모든 것이 즐거움이다. 이런 과정이 생략되고 편해진 지금의 시대는 창의적인 사진을 더욱 쉽게 만들 뿐이다. 

 

 오히려 창의적인 이미지는 점점 옅어져 가고, 결국 누구나 예술이라고 불리고 싶어하는 기괴한 사진만이 남는 세상이 찾아 올 것이다. 우리는 느낌적으로 이런 세상을 예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 번 찍으면 더 이상 손댈 수 없는 필름 사진이 주는 경험을 더 소중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진짜 세상의 모습을 담는 것은 어쩌면 필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시장의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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