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작성자: Gyumpic_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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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감도)가 높아지면 DR(다이나믹레인지)는 좁아진다.

 

 일반적으로 카메라를 처음 접하게 되면 노출의 3요소를 배우게 되는데 그 중 가장 까다로운건 iso에 대한 개념이다. 조리개는 빛이 들어오는 양을 조절한다. 셔터스피드는 빛이 들어오는 속도를 조절한다. 그렇다면 iso는?

 

  iso = 감도로 이해하고  '어두울때 올리면 사진이 밝아진다.', '올리면 사진에 노이즈가 껴서 이미지 품질이 낮아진다.' 정도로 해석하고 넘어간다. 그리고 그 '노이즈'가 발생하는 것이 두려워 가장 낮은 iso 값으로 설정하고 영원히 봉인한다. 간혹, 밝은 날 촬영을 하고 나중에 확인했을 때 높은 iso값으로 설정하고 촬영했다는 사실을 알고나면 후회하거나 실망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사진은 선택되지 못한 채 세상에서 사라진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 내가 하고싶은 말은 '알고 보면 해롭지않은 iso에 대한 비밀'이다. 우리는 카메라를 처음 배울때 알게되었고, 지금까지 외면해온 iso와 친해지는 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제 우린 iso를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우선 알아야 할 용어들이 많다. 천천히 짚어보자.

 

※ 주의 : 수상한 사진 연구소는 검수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연구소장 생각이 대부분입니다. 

DR과 계조에 대한 설명

 우선 다이나믹레인지(DR)와 계조에 대해 알아보자. 다이나믹레인지(이하 DR)란 어도비에 있는 정의로 흑색부터 순백색까지, 이미지에서 가장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 사이의 비율을 의미한다. DR이 좋은 카메라는 더 넓은 영역의 명부와 암부를 표현할 수 있다. 계조란 색의 농도 차이를 단계별로 구분한 것이다. 계조가 좋으면 부드러운 색농도의 변화를 표현할 수 있다. 반대로 계조가 나쁘면 흔히 계단현상이라 불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다이나믹레인지의 좁고 넓음의 차이. (출처 : https://www.philiagroup.com/11762-2/)

 iso 감도 조리개, 셔터스피드와 함께 카메라에 들어오는 빛(노출)을 제어하는 구성요소다. 쉽게 말해 '이미지 센서가 가지는 빛에 대한 민감도 설정'이라 할 수 있다(캐논코리아 주식회사). 일반적으로 설정값을 높이게 되면 사진이 밝아지고 노이즈가 생긴다. 이는 전기 신호가 증폭되어 생기는 현상이며 노이즈의 경우 암부에서 특히 도드라진다. 사실 밝은 영역이나 어두운 영역이나 비슷한 양의 노이즈가 발생하지만 밝은 영역의 노이즈는 밝은 빛으로 인해 가려진다.

 

iso와 dr의 상관관계. (출처 : https://clarkvision.com/)

  그러한 DR과 ISO는 독특한 상관관계가 있는데 ISO가 높아지면 DR이 좁아진다는 것이다. 위의 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대부분의 카메라는 이 상관관계를 따른다. ISO를 높였을 때 잠깐 DR이 넓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소프트웨어의 보정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DR이 넓고, 좋은 이미지 품질의 사진을 찍기 위해 ISO를 낮게 설정하는게 무조건 좋은 것일까?

 

노출+0.3 / 셔터스피드 AUTO, 조리개 고정, ISO 변경. DR이 좁아지는 것을 알기 힘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018년 이후 출시한 카메라'는 ISO를 조금 높여서 촬영해도 이미지 품질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2018년을 기준으로 설정한 이유는 카메라 업계의 게임체인저 SONY A7M3가 출시되고, 이후 출시된 모든 카메라의 성능이 비슷한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 되었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은 후지필름의 X-T4로 촬영한 이미지다. 이 카메라는 무려 크롭바디이다.

 100%이상 크롭했을 때, 이미지 품질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ISO를 높여 촬영할 때, 조리개와 셔터스피드 등 다른 노출의 요소에서 충분히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ISO에 크게 인색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연속해서 봐도 큰 차이를 알기 어렵다.

 아주 미세한 차이라면 가장 밝은 부분(거울에 반사된 작은 전구조명)의 경계가 조금 무너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ISO를 높여 DR이 좁아졌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책에 쓰여있는 글씨를 확대해서 살펴보면 아주 작은 디테일이 약간 뭉게지는걸 볼 수 있지만 육안으로 봤을땐 차이점을 찾기 힘들다. iso3200까지 큰 차이점이 없었으며, iso6400까진 충분히 활용해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높은 ISO를 설정하여 좁은 DR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밝은 상황에서 노출을 오버하여 촬영하면 꽤 그럴듯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진에서 밝은 영역의 데이터가 노출 오버로 인해 날아가는 현상을 '화이트홀'이라 하는데, 강제로 밝은 영역의 DR을 줄여버리면 화이트홀 생성이 조금 억제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후보정을 하지 않는 JPEG촬영모드 사용자라면 충분히 활용 해볼만하다. 물론, 어두운 영역의 명도와 노이즈가 같이 올라오기 때문에 다소 지저분하고 대비가 플랫한 사진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좁은 DR을 활용하겠다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 나면 DR은 넓은게 좋다. DR이 넓으면 후보정 작업이 용이하다(보정관용도가 높다.) 후보정 작업을 접하고나서 ISO를 낮춰 촬영하게 되는 이유다. 또한 노출을 낮게 설정하여 찍기도 하는데, 디지털 카메라는 노출이 낮을 때, 보정 관용도가 좋기 때문이다. 이건 '[수상한 사진 연구소] 04. 필름 느낌에 대한 고찰 part2, 질감'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상한 사진 연구소] 04. 필름 느낌에 대한 고찰 part.2 질감

2. 특유의 질감 ※ 주의 : 수상한 사진 연구소는 검수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연구소장 생각이 대부분입니다. 흔히 필름그레인 이라고 표현하는 필름 특유의 질감은 어떻게 나타나는 걸까? 이

gyumpic.tistory.com

 

후지필름 카메라엔 DR100%, DR200%, DR400% 설정이 있다. 이 설정이 굉장히 흥미로운데, 아래 사진을 보고 마저 다뤄보자.

DR400%로 갈수록 밝은 영역의 밝기가 줄어든다.

 후지필름에서 다이나믹레인지 % 설정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선, ISO 160일 때 DR100%, ISO 320일 때 DR200%, ISO 640일 때 DR 400%의 ISO 최소 조건을 맞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활성화되지 않는다(DR100%가 기본값이다.). 이 기능은 높아진 ISO로 인해 좁아진 밝은 영역의 DR을 확장시킨다. 어두운 영역에는 효과가 없다. 이 기능은 JPEG 촬영을 하는 경우 활용하기 정말 좋은데, 촬영 상황에서 후보정의 '밝은 영역 감소'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밝은 영역의 DR이 오히려 넓어지기 때문에 보정관용도가 좋아진다. 하지만 이는 JPEG에서만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며, RAW촬영에선 큰 효과를 볼 수 없었다.

더욱 명확하게 보이는 명부의 차이.

 밝은 영역의 명도가 감소한다는 건 대비가 줄어든다는 뜻인데, 이를 활용하여 사진에서 부드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다. 대비가 줄어들어 다이나믹 레인지가 줄어들지만 계조는 여전히 좋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기능을 인물촬영 시 활용한다면, 피부결의 대비가 약간 줄어들기 때문에 부드러운 피부를 연출할 수 있다. 하지만, 피부의 디테일이 약간 무너질 수 있다. 분위기가 우선인지, 디테일이 우선인지, 촬영의 성격에 따라 충분히 활용하기 좋은 기능이라 생각한다.

 

히스토그램에서 밝은 영역의 차이가 확실히 나타난다.

 

 이렇게 ISO의 숨겨진 또 다른 비밀을 알아봤다. 사실 숨겨져 있다기 보다는, 이해하기 다소 까다로운 개념이기 때문에 크게 다뤄지지 않는 이야기일 뿐이다. 이를 알고있다고 해서 촬영 때마다 꺼내 사용하기는 어렵다는거 나도 잘 안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다.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카메라에 익숙해지고, 내가 사용하는 카메라를 믿기 시작할 때가 오는데 이 때부터  정확한 개념을 설명하진 못하더라도 ISO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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