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작성자: Gyumpic_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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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게만의 독특한 무언가를 담고 싶다.

 

 개인 카페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 그 곳은 바다 마을에 위치했고, 가까운 지인이 운영하던 카페였다. 그는 음료 이외에 선물용 기프트 박스를 기획하고 있었고, "우리 가게만의 독특한 무언가를 담고 싶다."며 함께 머리를 맞대 아이디어를 짜기 시작했다.

 

 그렇게 제작, 판매했던 드립 백 커피 기프트 박스다. 지금보면 조금 어설프고 밋밋하지만, 당시에 어떤 생각과 기분으로 이것을 기획했는지 남겨놓기로 한다. 

 

 새로운 선물 세트를 만들고자 시장조사에 나섰다. 많은 개인 혹은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드립백 세트를 판매했고, 그들만의 독특한 디자인이 가미 된 원두 카드와 봉인 씰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가게의 이미지 또는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작은 선물 세트에 한 껏 담아냈다.

 

원두 카드. 바다가 가까운 카페였기 때문에 바다 사진을 사용했다.

 

 우선, 작은 원두 카드를 만들기로 했다. 내가 일하던 카페에선 최대 열 가지의 원두를 구비했는데, 드립백을 만들 때 마다 항상 같은 원두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된 원두를 기록할 필요가 있었고 가게의 위치와 이름, 그리고 근처 특별한 장소를 담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명함 정도의 크기로 열 가지 원두를 모두 가독성 좋게 담아내긴 어려웠고, 그저 장식물로써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획을 변경했다. 최종적으로 "카페라는 이미지와 바다 마을이라는 위치적 특징"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디자인 하였다.

 

기프트 박스 봉인 씰 디자인. 손바닥 만한 사이즈로 제작했다.

 

 앞서 제작한 원두 카드엔 어떤 원두를 사용했는지 제대로 된 기록을 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기프트 박스의 봉인 씰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어떤 종류의 원두가 사용됐는지 알아보기 편하도록 가독성을 크게 가져갔으며, 외국에서 수입 됐다는 이미지와 낡은 우편물 운송장 느낌을 주고 싶었다.

콜드브루 설명 스티커 디자인.

 

 콜드브루도 직접 내려 500ml의 병에 담아 판매했다. 콜드브루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적었으며, 이 또한 기프트 봉인씰과 유사한 디자인을 채용했다.

 

메뉴 포스터 디자인.

 

 시그니쳐 음료와 맥주 안주 포스터 디자인이다. 사진을 직접 찍어 제작했다. 이번 기회에 제품 사진을 처음 찍어 봤는데, 조명과 메뉴 모양에서 꽤나 애를 먹었다. 얼음과 함께 담긴 음료는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유리 잔에 김이 서릴 뿐만 아니라 모양도 쉽게 흐트러진다. 특히 층이 나눠진 모양의 음료는 가만히 두더라도 섞여 버리기 때문에 촬영 시간에 더욱 신경쓸 수 밖에 없었다.

 

 맥주가 담긴 잔은 거품이 꺼지는 것에 특히 주의해야 했다. 거품의 부드러운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싶다면 처음부터 거품을 많이 따라내어 세팅하는 것이 좋았다. 소품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몰랐기 때문에 지금 보면 어수선한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나름대로 괜찮았다.

 

 사진이란 취미는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불러온다. 단순한 기능만 사용할 줄 아는 초보적인 포토샵이지만 사진과 함께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괜한 뿌듯함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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